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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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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5회 작성일 21-11-30 10:04

본문

고도(古都)

 

밭을 지나 고도(古都)의 문이 보이는 곳으로 가자

저녁이 달을 이고 빽빽한 밀림의 옛집에 들 듯

체취를 지닌 사소한 행복은 얼마나 어수룩한 말단(末端)인가

아래는 익숙하여 바르기 마련

시야가 트인 곳으로 달려나간다

이제금 뿔도 꼬리도 없는 양들이 그 고도(古都)의 마을에 있다

산의 줄기가 산봉우리에서 달리고

난폭한 사람들은 들불을 놓아 어수룩한 사람을 사냥을 한다

그러니 양들은 작은 곳집에서 삐걱거리며 우리를 부수려한다

손으로 만든 조각을 들고 멀리 달아나 양들은 숲을 꾸미길 고대한다

물이 낮은 데로 흐르는 것을 순리라고 하지만

근원을 찾아감이라 할 수 있는가

방성(房星)을 찾아 형상들은 떠돌고

시간의 항해자가 되어 파랑(波浪)을 헤치며 간다

그러다 천신만고 끝에 심연을 발견하지

자기에게도 신에게처럼 동등함을 탐하는 권세(權勢)가 있다는 것을,

천방지축의 모든 시간이 끝나면 뿔을 자른 노련한 양처럼 온순해진다

모든 것이 변하고 흘러간다고

축조한 자기만의 시간성(時間城) 위에 서서

지그시 바라보는 것이다

어떤 손은 열 손가락이 부처나 예수처럼 자비롭고

어떤 손은 열손가락마다 메두사처럼 꿈틀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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