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로파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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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로파크에서
금광을 찾아 서부까지 왔다가
금을 찾은 후에는 이것을 지키려 평생을 보냈다는 네델란드 청년이
마을 하나 남겼다. 그러자니 메타세콰이어
거대한 녹음에 흰 구름 젖어
가로수 사이 좁은 길로 아이들 자전거며 유모차
지나가는 일상. 공원 한 켠 비석도
모여드는 바람에 얼굴을 씻는다. 연못 속
메타세콰이어들이
이 침묵의 영역 주민들. 버섯처럼 낮게 기어 지붕이 나무 뿌리까지
혹은 히스패닉들의 깨진 치아 사이 빈 유리병
긁히는 스패인풍 집 닫은
문 사이로 햇살이며 빨갛게 물든 단풍이며 차가운 입김이며
드나드는 내 오후에 빈 틈이 너무 많고,
어제 차에 치어 납작하게 죽은
청설모만이
허공 중 정지해 있는
나뭇가지에 기어 올라간다.
댓글목록
바리움님의 댓글

스콧 맥켄지의 샌프란시스코가 귀전에 웅웅거립니다.
보스톤에서 기차를 타고 세크라멘토까지
거기서 마차를 타고 샌프란시스코까지
샌프에서 다시 배를 타고 나가사키로
다시 부산항으로
세계일주가 별건가요? ㅎ
눈을 감고 꿈꾸다 갑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시인님만의 특허 같은 메타세콰이어가 오늘은
어느 해게모니의 매타버스로 읽힙니다
ㅎㅎ
청설모의 로트킬
삼가 명복을 빕니다
금광은 요즘 좀 어떠신지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가지를 뒹굴며 놀던 청설모를 보고 길에 나왔는데 길 위에 납작하게 죽은 청설모 시체가 있어서 방금 그 녀석이 죽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가지 위를 부지런히 다니는 청설모가 사실은 삶과 죽음의 예리한 경계 위를 아슬아슬 뛰어다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시에 집어넣어보았습니다. 저는 금광을 만나본 적 없어서 늘 좌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