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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동백과 벗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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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회 작성일 21-11-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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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동백과 벗삼다


- 비수


 

낯익은 쑥부쟁이며 구절초며 코스모스며 국화며 부용이며 분꽃은 물론, 부르기조차 어색한 땅귀개 자주쓴물 각시취 한라돌쩌귀 산비장이 강활 참싸리 소경불알 산씀바귀 눈괴불주머니 독활 개여뀌는 물론, 께묵 오이풀 쇠서나물 조밥나물 바디나물 꽃향유 투구꽃 솔체꽃 방울꽃 등등

생김새조차 낯서른 꽃들마저 선이라도 한 번 볼 겨를 없이 어느새 어디론가 우르르 사라져버렸으니 

들녘은 어김없이 황망한 가운데 누를 이고 마스크로 수를 놓은 거리엔 

낙엽들만 쓸쓸히 뒹굴며 늙은 발목을 붙들고 사뭇 바스락거리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계절에 초록초록 눈치를 보던 애기동백들

웃음꽃 분홍분홍 자지러지게 피우며

달콤한 꽃술로 노릇노릇 유혹하며

흐린 망막을 달래는구나

사시사철 철새를 타고 다니는 청춘들 입방아론

저 멀리 남쪽 섬엔

철없는 철쭉도 피었다던데

글쎄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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