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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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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우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4회 작성일 21-11-23 19:58

본문

진심

 

                                                   

밤은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다

볼 때마다 무겁다며

내다 버린 주인이 찾으러 올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다가 지친 채로

 

곧 있으면 빛이 찾아오겠지만

밤에 닿진 못하고

맑은 빛 한줄기 들지 않는 공간 속에서 밤은

황달의 외눈으로

보는 이에게 애수를 준다

 

언제 올까 기다리다가

발을 뗄까 하다가도

언제 올지 몰라 다시 주저앉으며

그렇게 세수를 몇 년 몇십 년 하지 못한 얼굴엔

셀 수 없는 기미들이 반짝인다

 

뒷걸음질 칠 줄 모르는,

그렇게 하면 다시 무거워질 테니

뒤를 돌아본다는 게 뭔지 알 리가 없는

한없이 가볍고 밝기만 한 그이에게

밤은 단지 애물단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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