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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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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밀감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49회 작성일 21-11-01 09:26

본문

당신의 11월




가을이 가기 전에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는데

하루도 뜻대로 되는 날이 없었습니다

삼 년 전에 이사 온 동네를 며칠 전에서야

겨우 어슬렁거리며 기웃거렸으니까요

사람 사는 모양새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는 하지만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더군요

좁은 골목을 가로막고 있는 이삿짐 차를 보았고

짐칸에 겹겹이 실린 짐들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실린 세발자전거를 보았습니다

비스듬히 걸으면 골목을 지날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진 않았습니다

남의 뻔한 세간을 굳이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젠 누군가를 엿본다는 일이 힘에 부칩니다

당신의 11월을 지날 때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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