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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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오늘 아침
벽시계의 멈춘 시곗바늘
건전지를 교체하는 것을 잠깐 잊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꿈속의 이야기와
시장 바닥에 뒹구는 시커먼 비닐봉지 같은 꿈들과
바흐의 첼로 소리가 빈 방안에 비틀거린다
저물녘
서랍 속에 넣어둔 건전지를 찾아
멈춘 벽시계의 오래된 건전지와 교체하였는데
그만 깜깜한 밤중이 되어버렸다
별과 별 사이로 가을바람이 분다
어둠이 꼬리를 살랑살랑 말아 올리자
별똥이 밤하늘을 가른다
잘려나간 어둠의 꼬리를 계절의 끄트머리에 묻는다
가을이 반짝거린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하루의 시간을 종일의 고장난 벽시계가 먹어버렸군요
그렇듯 요즘은 온전히 멈춰버린 시간 속입니다
몽당연필님의 댓글의 댓글

아내가 차려준 밥상이 고맙고 왠지 미안해집니다.
건강하시길 빕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