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풍성한 기록이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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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성한 기록이라 썼다 / 최현덕
살다 보면 모든 것이
하염없이 사라지다가 환생하다가
지나가 버린 것이 새 자루에 담겼다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내 그림자는 무한 반복되는
삶과 죽음의 게임에서 변화무쌍한 가운데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무지개 게임을 했다
무지개 게임은 삶의 다리를 출렁이어
슬픔을 쓴 일기장은 행복의 집을 짓고
미발견 된 은하수는 풍성한 삶이 꿈틀거렸다
Ctrl+C, Ctrl+V 버튼은
삶(Life)의 기둥을 이리저리 흔들어
복사와 삭제가 반복된 수많은 날의 발자국은
교차로에만 서면 주행 궤적을 잃었다
지구人이 살다간 방명록에 나는
이렇게 적고 갈 참이다
“이 세상에 빈말을 너무 쏟아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세상 방명록에는
“벙어리로 살겠습니다" 라고.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저는 이번 生을 지나며,
윤회를 통한 환생에의 기대 따위는
애저녁에 접었습니다만
- 그만큼, 금생을 충일 充溢하게 살지 못했음에
그래도 ' 삶은 풍성한 기록 ' 이라
진술하심에
경의를 表합니다
그건 자신의
삶이 하등 의미없이 마냥, 허전하지만은
않았던 심회 心懷의 토로 吐露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좋은 시, 머물다 갑니다
늘, 건안 . 건필하소서
최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먼 타국에서 애쓰신 삶의 공로가 대단하십니다.
분칠 하지도 않고 순수문학의 정감난 글을 보여주시는
안 시인님의 글이 저는 참 좋습니다.
기체 잘 보존 하소서!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방명록에 벙어리로 살겠다라 쓰면
저세상이 받아줄까 걱정이 됩니다
고쳐 할 말만 하겠다로 쓰심이
ㅎㅎ
괜한 간섭입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귀 뜸을 받고 보니 그러할 것 같습니다.
요즘 하두 말 많은 세상이다보니
제가 허언을 했나 봅니다.
ㅎ ㅎ ㅎ
백록 시인님의 귀 뜸을 잘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포엠스타님의 댓글

이곳에서
겨우 시다운 시 한 편을 마주합니다.
덕분에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글을 쓸적에 몇가지 원칙을 염두에 두는데
저는 그중 첫번째가
낯설기와 순수 우리말 입니다.
수려한 수식어 보다는 사물의 진정성을 보고 뒤집어 보는거죠.
하지만 잘 안됩니다. 늘 폐가를 들락거리는 형국입니다.
쑥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