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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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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85회 작성일 21-10-20 07:50

본문

틀니 

 

보기 좋다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고 떠드는 저들

썩거나 빠지거나 어긋난 이 없이

도란도란 모여 밥을 먹는 모습에

입을 꾹 다물고 돌아선다

 

왜 이렇게 됐을까

큰놈이건 작은 놈이건 하루빨리

번듯하게 살 생각은 안 하고

늘어난 허파에 바람 채우기 바쁘거나

나를 끌어들여 서로 싸워대는 동안

울타리 같은 이빨이 전부 뽑혀 나간 걸

저놈들이 알기나 할까

 

어느 때라도 순한 양 떼처럼

자식 손주들이 몰려와

오순도순 둘러앉아

밥이나 함께 먹었으면,

틀니를 끼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을 텐데,

허물어진 울타리를 일으켜 세울 텐데

댓글목록

몽당연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당연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불효자의 넋두리,
핑계에 불과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섬 하나 두고 서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이자
자식인 제가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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