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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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의 자세
공을 날려 보내고 나서
콜라를 마시는 건
승부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큰거리는 갈비뼈와 침묵은
구름 저편으로 사라진 공의 유언
탄산의 기포 속에서 햇살이 쏟아졌지만
꿈의 탄도와는 또 다른 무엇인가가
그 속에 담겨 있어
빈 하늘은 크레파스로 덧칠하지 않아도 푸르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말은
벽에 걸어두었을 때 단단해지고
그림자를 쫓는 눈에는
슬픔을 넉넉히 나누어 주는 게 예의다
외로울 때
외로운 산에 오르는 것처럼
오늘이 내가 읽어야할
마지막 책장이라면
나는
바람이 시키는 대로
시큰거리는 갈비뼈를 활짝 펴
공이 끌어안으려고 했던
허공을 끌어안을 것이다
그림자도 없이
시작도 없이
댓글목록
최상구(靜天)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공에 대하여,
허공에 대해서도...ㅎ ㅎ
오늘도 다녀왔습니다.
성냥 한 갑 정도의 온기가 남은
나의 시간의 텃밭에
위로의 봄동을 마련하고자...
공의 공도 안 보이는 허공을 가로 질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