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 창작시의 향기

반성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리 함께 반성이나 할까

그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곰곰이 따져보고

내 탓으로 돌리는 거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거

생각나는 게 없으면

내가 몇 개는 빌려줄 수도 있고

원한다면 돈 받고 양도해줄 수도 있지

위선과 철면피

거짓말과 뻔뻔함

패거리와 내로남불

세상이 그런 것들로 가득 차 있는데

나는 아무 잘못도 없다고

나는 착하게 살고 있다고

남들에게 돌멩이나 던질 생각이라면

정상이 아닐 가능성이

임계점에 도달했을지 모르므로

집 밖에 나간 정신이 광속으로 돌아오게

서로 뺨이라도 한 대씩 갈기고 시작할까

아니면 끝나고

죄 없는 손가락을 하나씩 자르거나

하늘에 벼락이라도 내려달라 기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