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스(Sanc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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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인드글라스 색깔을 입은 천상의 악보에
모래바람 부는 가슴이 흠뻑 젖는다
사람의 피 냄새가 묻었던 햇살, 한번은 반드시 꺾어져야 했던 그 햇살에
주파수를 고정하고
태초의 하늘을 두드리는 한 뭉치 목소리의 하모니가
눈부시도록 환하다
마음속에 촛불을 일으켜 세운 이들의 가슴마다 들여놓은 섬 하나,
흰 거품을 내뿜으며 길을 닦는다
해와 달도 밤하늘의 별도
둥근 테두리를 가진 것 모두 고독한 섬 앞에서는
성호를 긋고 고개 숙였다
한 번도 지워진 적 없는 빛과 그림자의 언어에 태초의 말씀을 열었던 뜨거운 피가
여전히 혁명처럼 흐른다
새벽닭이 세 번 울어야 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깨 위에 얹힌 죄의 문장이 조금은 가벼워진 듯 한줌의 바람도 거룩하다
언젠가 표기될 배송일자,
내 등에 붙어있는 수화물표의 배송일자는 아직 공란이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상투스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거룩 속에 존재 하는 신의 세계를
깊이 파고들어 고백적이면서
내면 명상록적인 관조의 시선을
보내는 이 의미를 돼새겨 보게 합니다.
무엇보다 작금의 시대의 맥략에 맞닿아 있습니다.
종교적이면서 거룩함에 기인하는 것이지만
지금 처한 불안과 갈등의 아픔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읽혀집니다.
우리의 삶은 종교적이면서 내부적으로 끝없는 혁명적인
울림으로 채워진 존재이기에
시대적인 우울성을 벗어날 수 없음을 시사 하고 있어
가슴으로 전해지는 전율이 큽니다.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미사의 거룩함이
이 시대를 어떻게 감싸며 살아가야 하는
미래지향적인 것을 깊이 깔고 있어
많은 것을 안겨줍니다
이것을 묻어둔 시적인 장치는
보다 값진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시인님의 이끌고 가는 시대적인 소명이자
내면의 고백인 것을 다시금을 발견하게 합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힐링시인님
시인님의 귀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까지 이토록 멋지고
긴 시평을 주시니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늘 제 글보다 시인님의 시평이 깊고 넓습니다.
암울한 시대에 제가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에서
묵상으로 답을 구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공란으로 있는 하늘의 부름 일자,
그 일자가 채워질 때까지
제게 주어진 시간을 거룩히 지내야겠지요.
늘 좋은 글로 함께 하시는 힐링시인님 감사합니다.
안산님의 댓글

뭐가 뭔지 극심한 혼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추악한 면이 통째로 보이기 때문에 TV를 보기도 싫고
거리에 나가기도 싫어서 눈과 귀를 막고 지내지만 그마저 쉽지 않네요.
상투스의 경구와 닿아 계시는 수퍼스톰 시인님이 부럽습니다.
태평성세의 그날이 언제나 올 것인지 궁금한 오늘 시인님의 시가
한가닥 위안을 주네요. 시인님 감사합니다.
수퍼스톰님의 댓글

힘없는 국민은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데
그냥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희망을 빼앗기는 듯한 감정으로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그래도 거룩한 시간을 추구함 속에서
위안을 찾기도 합니다.
부족한 글에 시인님의 따듯한 마음을 얹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오후시간 되십시오. 안산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