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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을 짓지 못한 사랑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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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회 작성일 24-10-14 10:57

본문

매듭을 짓지 못한 사랑의 궤적


 정민기



 쓸쓸하게 보이는, 하지만
 그렇게 보이기만 할 뿐 쓸쓸함은
 도저히 찾아볼 수 없이
 파도의 노래를 듣는 소녀가 서 있다
 점점 일그러지는 얼굴은
 우리들의 흐르는 자화상이 아닐까
 지진이 나기라도 한 것처럼
 떠들썩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그 이유조차 알 수 없기에
 회복하는 마음을 부둥켜안고 있는가
 바닷바람이 이끄는 대로
 어디론가 기어이 가야만 한다면
 날이면 날마다 공상에 빠지는 소녀
 저물도록 책을 읽다가
 어둠 속에 감춰진 읽던 책 한 권,
 물결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는
 플랑크톤의 시간도 이미 지나왔으니
 매듭을 짓지 못한 사랑의 궤적,
 기적 소리 같은 닭 울음으로 깬 새벽
 저녁의 잎사귀가 어둠을 흘러간다
 꽉 뭉쳐진 은하수가 한순간 쏟아지는
 공상적인 생각에 빠지는 날이 많은
 소녀의 똘망똘망한 눈동자에서
 꺼지지 않는 북극성이 반짝거린다
 단편적으로 떠오른 달이
 붉은 닻을 내리고 정박한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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