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장에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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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물을 껴안고도 사막이 되었다니,
쌍봉이 다 녹아 움푹 꺼져가는,
갈 길 먼 대상에게 버려진 낙타 한 마리
태양을 향해 배를 뒤집고 누워
가시돋친 잔광을 되새김질 한다
물밑에는 얼마나 넓은 사막이 있어
아침에 녹아내린 단봉이
또 다시 푸르고 늠름하게 부풀고 있는지,
나무들이 내린 그물에 포획 되지 않은 땅
자유를 팔지 않은 흙들이 지키는 성지다
바람을 타고 어둠을 건너는
모래들의 콧노래를 들은 적이 있는가?
그늘에 물들지 않은 거룩한 땅 앞에서
바다가 벗은 신발처럼 놓여진 배들,
소금과 햇볕만 먹고 사는 정결한 땅,
조개 껍질들을 성체처럼 음미하며
쉬지 않고 파도에 경계를 씻는 땅,
나 이외의 아무 짐도 지지 말라
가죽에 화인된 계명을 벗지 않는
아직 살아 계신 낙타의 이름으로 기도드리는 땅,
바다가, 서슬퍼런 죄의 바다가 제 출렁임 속에서
한 줌 한 줌 건져 올린 땅,
침례한 흙들이 바다를 건너온 땅
낙타가 앞발로 머리를 괴고
모로 눕는다
점점 베겨오는 등,
혹이 부풀고 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명검은 녹슬지 않는다는,
잘 감상했습니다.
싣딤나무님의 댓글

과찬에 힘을 얻습니다.
살기 힘드네요.
술 마시면 안되는데 또 소주 한 병 깠네요.
빌어먹을 뇌경색 뇌졸증 같은거 오면 어쩌지요?
허긴 울 아버지는 술 한 방울 드시지 않아도
걸려서 돌아가시긴 했네요
건강 조심 하세요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사는게 힘에 부칠 때가 있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살아가야지요.
힘,
내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