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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동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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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20-12-09 02:23

본문

 

 나무의 동안거(冬安居) / 정연복

겨울 날씨가
제아무리 춥다고 해도

하늘 향해
온몸 단정히 곧추세우고

잠잠히 동안거에 든
나무를 어쩌지는 못하리.

긴긴 겨울 너머
새 봄이 올 때까지

꿈결같이 눈부신
연초록 새순이 돋기까지

북풍한설 속에서도
우뚝 선 채로

끝내 견디어 내리라는
저 나무의 고요한 신심을

세상의 그 무엇도
흔들어댈 수는 없으리.

* 동안거(冬安居): 겨울인 음력 시월 보름날부터 이듬해 정월 보름날까지, 승려들이 일정한 곳에 머물며 도를 닦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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