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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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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여보세요죽선이지죽선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2-01-15 20:59

본문

​살풀이


오디세우스가 스킬라와 카립디스에게 소중한 동료를 잃고 이타카 돌아와 럼을 마시며 지껄였어

또한 추억이 되리라!

건배를 날렸지 

나는 저 시퍼런 메디나 해협에서 부서진 핀타의 키를 상상하였지

콜럼부스의 달걀을 상상하였지

700레구아의 파라디소에는 토토가 어떤 포즈로 바라보고 있을까 

수잔 발라동이 새하얀 캔버스에 시퍼렇게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깊은 마리아나 해구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 

  
산기슭 화전민이 버려둔 리아스식 해안에는 메디나 해협에서 몸부림치던 라틴 세일 같은 바람이 불어온다

​발끝으로 모여드는 물결처럼 흘러간다는 것은 너와 나의 사명이다 

나는 계류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무지개송어의 비늘을 긁어모아 바다로 바다로 흘려보낸다 그리고


습한 맹그로브 숲 하구에 봉인된 너의 전설이 새겨진 신주를 불태운다    

핀타의 키와 콜럼부스의 달걀과 토토와 수잔 발라동의 ​자화상을 저 시퍼런 마리아나 해구의 폐선의 망루에서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훨훨,

불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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