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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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 최현덕
아궁이가 있는 내 고향
괄게 타는 아궁이 속에 비친
내 얼굴은 홍시처럼 벌겋게 익었지
메밀대가 타고 고추대가 타는
타닥거리는 소리를
부지깽이는 휘저었지
독불장군 같은 아궁이 속에는
부지깽이를 뒤척일 때마다
연민과 사랑도 태웠지
불을 지휘하는 부지깽이는
모든걸 소멸시켰지
간밤 아내의 잔소리도 태웠지
불이 괄게 탈수록
첫사랑도 타고 사랑의 콩깍지도
타닥타닥 탔지.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시인님께서 빚으신 시어들이 어렸을 적 추억을 불러옵니다.
짚이나 참깨단, 콩대로 아궁이에 불을 지피시던 어머니 곁에서 알짱거리다가
혼나고 도망치던 때가 많이 그립습니다.
아궁이, 메밀대, 고추대, 부지깽이 이름만 들어도 저는 어머니의 행주치마에 매달린
어린애가 됩니다.
마음이 포근해 지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시마을 수퍼 시인님께서 옛추억에 잠기셨다니 다행입니다.
아궁이는 향수같은 곳이죠
아궁이앞에는 눈물도 콧물도 많이 흘렸드랬지요.
청송아리나 젖은 나무 때면 연기가 장난이 아니었지요. ㅎ ㅎ ㅎ
고맙습니다. 귀한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