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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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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1회 작성일 24-06-26 21:03

본문

황혼(黃昏) / 안희선 어린아이들의 모래장난은 진지하여서 말릴 수가 없었지만 어느덧 날은 어둑하고 해는 저물어 손을 털고, 묻은 모래를 털고, 돌아가야 한다, 바다를 닫을 시간이다 쌓았던 모래성은 파도에 지워지고 비로소 이제 나도 가볍다 사람이여, 사람이여, 부질없는 모래사람이여, 내 홀가분한 안녕이 너의 충만한 기쁨이라면 나는 내 방 깊숙한 곳에서 푸른 꽃 한 송이 피울 수도 있겠다 너를 지운 오랜만의 안식으로 따끈한 茶 한 잔도 마실 수 있겠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서쪽 하늘을 어느새 제가 거의 다 써레질 해 놓았습니다.
이제 노을을 가득 들여 놓은 제 방에서 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제 생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선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人生七十古來稀 ' 란 것도 옛말..

지금 이 시대는
끔찍한 '인생 일백 고래희'가
되었지만서도

어쨌거나, 나이만큼 지고온
세월 광우리가 버겁습니다

등굽고 한쪽 눈이 멀은 늙은이가
붉은 挽章 만장의 노을을 바라보며
하룻날 잠깐 눈감은 사이
꿈처럼 왔다 가는
모래사람 지우고
찬 한 잔 마십니다

고맙습니다

수퍼스톰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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