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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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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회 작성일 24-04-1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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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화선지에 번지는 붓끝처럼 밤하늘 흙벽에 가물거리는 불빛들 사그라드는 빛의 꼬리가 내 망막 속 유영하는 비행운을 예리하게 그었다 한나절 동풍에 떠밀려온 먹구름들 옷섶을 파헤치며 소나기를 퍼붓고 구멍 난 하늘이 대지를 삼킬 때쯤 진창에 내리 꽂힌 외로움의 칼끝도 무뎌지고 있었다 천공의 빨랫줄에 내걸린 축축한 햇살들 사그라드는 불꽃처럼 스러지는 공중을 부둥켜안고 하얗게 새하얗게 휘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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