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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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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5회 작성일 23-12-25 18:11

본문

연꽃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저것은

화창한 여름날 푸른 숲에서 꿈틀대며

일상을 즐기는 순박한 애벌레들이다.

 

이마에 주름이 잡히는 저것은

숲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양쪽 언덕에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애벌레를 쳐다보는

불편한 두 무리의 개떼들이다.

 

시원한 그늘이 탐났는지 개떼들이 숲으로 내달린다

개떼들의 발길질에 애벌레의 터진 살에서

파란 피가 흘러나와 웅덩이에 가득 고이고

개떼들의 입질에 갈가리 찢긴 애벌레의 꿈이

나뭇가지마다 나부낀다.

 

웅덩이에서 뒤엉켜 싸우던 개떼들이 시시해졌는지

거드름 피우며 언덕을 향해 걸어가고

개떼들의 발자국마다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언덕에 도착한 개떼들이 뒤를 돌아봤을 때

눈이 부시는 저것은,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꼬리를 내리게 하는 저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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