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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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겨울
없는 사람이 살기는 여름이 낫다고
궁색을 겨우 면한 그는
겨울만 되면 습관처럼 그렇게 읊조리며 다녔다
누구에게나 겨울은 있지만
그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고
추위를 많이 타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한기가 뼛속까지 스미는 냉방
얇은 이불속에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고 있노라면
어느새 훈훈하게 몸을 감싸던 체온
가난한 자취생은 그렇게 추운 밤을 보내며 견디었다고
겹겹의 세월이 지나갔지만
가난했던 그 겨울의 기억은 화인처럼 남아서
바람소리만 들어도 뼈마디가 쑤신다는데
늙지도 않고 찾아오는 그 겨울이
지금 창문을 흔들고 있다는 소식消息
댓글목록
뜬구름님의 댓글

안산님, 제 이야기를 하고 계시는 건가요? 한 마디 덧붙인다면 "있는게 더 많은"을 "늙은"으로 바꾸시면 요즘 제 형편이 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복된 새해를 맞으시길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요.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뜬구름 시인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과거와 현재,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대비와 비유를 위하여 그렇게 썼는데요
실은 뜬구름 시이님 말씀이 더 적절합니다.
어차피 늙어가는 사람의 넉두리거든요.
12월도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남은 날들 마무리 잘 하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