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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눈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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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0회 작성일 23-12-16 08:17

본문

주님, 눈이 내립니다.

 

 

주님, 눈이 내립니다.

사흘 전에는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하얀 눈이 내립니다.

주님, 지난 비로 세상의 더러움을 씻기셨으니

이 눈으로는 저희의 모든 허물을 덮어주소서.

그리하여 저 눈이 녹을 때는

저희의 죄도 모두 깨끗이 사함 받게 하시고

저희가 모두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주님, 문득

저 눈들은 이 세상을 살다가 천국으로 떠난 영혼들이

순수의 결정체가 되어 다시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리운 사람들을 못 잊어

설렘에 가득 찬 여행객처럼 말이죠.

그러기에 저렇게 훨훨 춤을 추며 내리는 게 아닐까요.

 

주님, 이렇게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에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요.

인적이 드문 호젓한 바닷가

작은 카페의 창가에서 누군가,

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주님, 이렇게 하얀 눈이 내리는 날에는

제 아내를 처음 만났던 눈 오는 날의

지금은 헐리고 없어진 고향 집과

어린 시절이 그리워요.

아버지 어머니와 코흘리개 동생들과

딱지치고 구슬 치던 꾀복쟁이* 친구들과

따뜻한 옷 한 벌 없이 가난했지만

늘 친절하고 미소 띤 이웃들의 잊힌 얼굴들이

희미하게 바랜 흑백사진처럼 떠 올라요.

 

주님, 이런 날은 기차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요.

주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목적지도 모르고 올라타서

모르는 사람과 만나 사랑하며 다투다가

병들고 지친 몸으로 쫓기듯 헤어지는

종착역에 이르러서야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꿈속의 기차여행 같은 것이 아닐까요.

 

주님, 눈이 내립니다.

하얀 나비 떼처럼 춤을 추며 하늘 가득 눈이 내립니다.

저들은 알까요.

낭만적 풍경의 호숫가, 외로운 산속, 내리자마자 짓밟힐 도시의 보도

그들이 닿을 곳이 어느 곳일 줄 알까요-

 

*꾀복쟁이 : 벌거숭이의 전라북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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