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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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 최현덕
컹컹 개짓는 소리에 새벽이 사그라들고 있다 하얀 창문에 실금같은 K의 음파가 하루를 엿보고 그녀의 호피무늬 원피스의 지퍼에 올이 끼었다 하루가 버거운 뇌전증 중증 장애 그녀에게 오늘이란 숫캐의 울음소리뿐,
천등고개 넘을 적에 이삿짐에 벌떼가 따라왔다 여왕벌은 청량리 토박이였다 어쩌다 김포 천등고개까지... 허나 목숨을 두고 도박은 할 수 있지 어제도 그제도 발작의 강도가 K의 스토킹을 능가 하였는데
그녀는 하늘을 향해 두팔을 뻗으면 하늘 향은 숨고 그 자리에 ‘지랄같은’ 네 글자가 두팔에 얹혔다 지랄병도 모자라 집요한 ‘스토킹’, 칡넝클처럼 휘감은 K의 숨소리가 오버랩 될 적마다 그녀의 발작은 호피무늬 원피스를 찢었다
숨소리가 숨소리 같지 않고 개짓는 소리가 비수의 칼날 같은...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스토킹이라는 주제로 시 한편을
일상의 시어로 직조하시는 시인님의 기술이 신비롭습니다.
주일 미사에 다녀와서 이제 시인님을 시을 접하고
시인님의 시풍을 행복하게 들이마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단편소설 '스토킹'을 시에 담아 봤어요.
소설로는 탈고가 덜 된 글이지만 詩心을 그렸는데
역시 詩는 어렵습니다.
격려해 주심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