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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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국화가 연민으로 색칠을 하고
통로에 얼어붙은 발자국들
겨울이 묻은 차가운 흔적들이
고드름처럼 옷섶을 파고드는데 어느새,
떠나가버린 인적이 봄비처럼 쏟아지고
슬픔으로 익힌 돼지고기가 식탁 위에
국화처럼 눈빛이 시리다
사람들은 끊어진 실을 잇듯
저마다 잔을 들고 묵묵히 마름질을 하고
추억은 하얀 비둘기가 되어
고개 떨군 앨범 사이로 낯선 비행을 한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조문 후 상주로부터 슬픔 한 움큼 불하 받고
아무리 바빠도 육개장, 수육에 술 한잔 기울여야 예의인 듯 싶어 머물다 옵니다.
제가 상주가 되었던 때를 잠시 더듬어 봅니다.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국화가 연민으로 색칠을 하고,
에서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조문의 풍경이 시립니다.
시가,
마름질하는 저녁입니다.
좋은 시 잘 먹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

두 분 시인님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둠도 피곤한지 이불을 덮고 누운 밤,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