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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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98회 작성일 20-09-29 09:24본문
비탈 / 이 종원
나의 자전거는 페달이 낡아 숨이 차다
탄력이 죽은 바퀴는 주름이 잡혀
가끔 펑크로 한숨을 내쉬곤 한다
오르막을 피해 먼 길로 돌아가기도 하고
포장된 가로수 길에서 풍경과 씨름하기도 한다
‘와따 징하기도 하지
시절은 왜 이리 시리도록 아름다운지’
여기서부터 오르막인가
클랙슨이 바람을 가르고 울부짖고 간다
호흡조차 비틀거리거나 스러지는데
앞서간 주자들은 비탈을 뒤집고
내리막을 타기 시작한다
앙칼진 기계음에 부릅떴던 나의 하루가
회전을 멈춘 페달에 실려 떠내려간다
걸음과는 반대
소용돌이 같은 비명을 걷어내고자
역회전 체인을 돌려 본다
걸어왔던 길이 굽이쳐 돌아갈 때
나는 비탈에 모터를 달고 싶어 안달이다
모르고 바삐 올라섰던 것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가속 실은 은륜이 중심을 놓친다
경사를 수평으로 되돌리고 싶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경사를 수평으로 되돌리고 싶다는 말 공감합니다.
비탈은 걸어가나, 자전거 타고 올라가나 넘 오르기 힘들어요.
자전거 안탄지 꾀 오래 되었군요.
시인님이 부럽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추석명절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늘 건필하소서 이종원 시인님.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회전 체인을 더 힘껏 돌리셔야죠.. ㅎㅎ
"모르고 바삐 올라섰던 걸음"을 생각하게 되는 아쉬움이 있어서,
그래서 시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것은 아닌지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작품 고맙습니다.
환절기 건강하시기바랍니다~^^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왓따 징하기도 하지......
징하게 올만이지요 시인님
안부 비탈에 놓고 갑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손을 얹어주시는 이장희 시인님!!!
같이 역회전 체인을 돌려주시는 창가에핀석류꽃 시인님!!
정말 징하기 올만인 이옥순 시인님!!
시절에 관계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늘 비탈을 날아오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