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탑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침몰하는 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2회 작성일 20-10-07 01:59

본문

침몰하는 탑 


어제는 원추리꽃 끄트머리가 조금 부어올랐다. 탑의 몰락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다. 파란 말들이 부르르 몸을 떤다. 채찍이 바싹 당겨진다. 


벨베데레궁전은, 

금발의 황후가 청록빛 수면 안으로 들어가 

금붕어들과 밀회하던 곳.

기하학적으로 주욱 늘어선 열정과 부토(腐土)의 손금이 

연두빛 대지를 능욕하고 있다.

미안먀 어딘가에 있다는 불탑(佛塔)은 

딸랑거리는 유리종 소리와 

벗은 촛불이 흐느끼는 소리로 가득 감싸여있다고 한다. 

늑대와 껍질 벗겨진 새빨간 조랑말들과 

공작새들이 탑 주위를 빙빙 돌고있다고 한다.


첨탑 위에 못박힌 햇빛은 투명하여

늑골이 다 드러나 보인다.  

황후의 휑한 밀회 안에는 

긴 복도와 빈 방들이 많다.

비너스의 배에는

뱀을 출산했던 흔적이 있다. 

황금으로 만든 등나무 넝쿨이 벽 위로 기어올라간다. 

등나무 넝쿨마다 가라앉는 탑들이 매달렸다. 

나는 휘파람 소리만으로 

죽은 새들을 땅 속으로부터 끄집어낼 수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 

죽은 새들은 저 암흑 속에서

폐선이 되어 있었다. 

뼈만 남은 복도가 옷을 벗는다. 

먼저 광휘가 자르르 흘러내리는

실크 치마를 한가득 펼쳤다.

탑은 얼굴이 반쯤 썩어있다. 

시취를 혀로 핥던 다람쥐가 

오늘 아침 식사로 올라왔다.

나는 냅킨과 포크로 

그것의 두개골 위를 참 힘겹게 올라갔다.


절단된 황후의 혀가 치맛자락 끌리는 소리를 내며

벨베데레궁전 텅 빈 복도를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탑이 무너진다고 했다.

새의 날개뼈들을 다 끼워맞춰도 

그것은 더 이상 날아갈 수 없다.

정원에는 눈이 빨간 꽃들이 

물가로 모여들고 있으며, 

군데군데 비어있는 자리들이 날 노려보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812건 194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1302
이종의 정사 댓글+ 3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0-30
21301
작심(作心) 댓글+ 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10-29
21300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0-29
21299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10-29
21298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0-29
21297 야랑野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5 10-29
21296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10-29
2129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0 10-29
2129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0-29
2129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0-29
21292 해운대물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10-29
21291
간이역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0-29
2129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10-29
21289
고목 댓글+ 4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10-29
21288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10-29
21287 야랑野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0-28
21286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0-28
2128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0-28
21284
축시 댓글+ 2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0-28
21283 선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10-28
21282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10-28
21281
견쟁묘투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0-28
2128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10-28
21279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0 10-28
21278
晩秋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10-28
2127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0-27
21276
빈집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0-27
21275 심재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8 10-27
2127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0-27
2127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10-27
21272
귀향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0-27
2127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10-27
2127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10-27
2126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10-27
2126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10-27
21267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10-27
21266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10-27
21265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4 10-26
21264 슬픈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10-26
21263 야랑野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0-26
2126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10-26
21261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10-26
21260
삼태성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0-26
21259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10-26
2125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0-26
21257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6 10-26
21256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10-26
21255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0-25
2125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0-25
2125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0-25
2125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0-25
21251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10-25
21250
그럴싸한 시 댓글+ 2
삐에로의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0-25
21249
기타 구루 댓글+ 2
젯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0-25
21248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10-25
21247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10-25
21246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10-25
21245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0-25
21244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4 10-25
2124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6 10-24
2124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0-24
2124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10-24
2124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0-24
21239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10-24
2123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0-24
21237
도시 댓글+ 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10-24
2123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10-24
21235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10-24
2123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0-23
21233
바람 風 여정 댓글+ 1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0-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