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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면의 36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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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2회 작성일 20-10-16 10:56

본문

동면冬眠의 366일 / 백록


 
그해의 봄은 나들이를 불허했고
땀과 비를 흠뻑 적시던 여름은
바람 재울 날조차 없었다

벌써를 떠벌리는 가을은 너무 추웠다
쓰레기로 나뒹구는 낙엽처럼 몹시 미웠다
칼바람에 몸서리치는 나목처럼 무척 애처러웠다

을씨년스런 거리는 온통
쥐새끼들 역병을 떠올리는
숨바꼭질의 계절
무궁화는 피었는지도 몰랐다
묵언의 중생들
동안거가 바로 코앞이라며
면벽 수행 중이다

새봄의 해탈을 향한 법문을 외우며
시체의 행간으로 수습하며
종일 중얼거리는데
어느 화가의 흰 소
그 역동이 얼씬거린단다
눈알 부라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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