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오시려거든 가을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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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93회 작성일 20-10-20 09:57본문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에 오세요 / 金然正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아침에 오세요
빨강, 주황, 노랑, 갈색, 초록
고운 색깔로 단장을 하고
아침 햇살을 맞는 한 숲 속에
가슴 설레는 한 그루 나무로
그 자리 지키며 서 있을 테니까요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한낮에 오세요
소슬바람 불어와 훑고 지나간 강 언덕 길
여름날 거센 비바람에 흔들리고 쓰러져
이파리에 생채기 성성이 남아 있어도
온 몸으로 견뎌내 열매로 키워냈으니
칭찬을 기다리며 서 있을 테니까요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 저녁에 오세요
뜨거운 태양 제 할일 마쳐 서녘으로 기울고
서산의 그림자 길게 누워 마을을 감싸안고
어둠이 이웃처럼 창가에 찾아들 때
나는 땀에 젖은 수건을 내려놓고
소박한 식탁에 촛불을 밝힐 테니까요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밤에 오세요
할 일을 다 한 이파리 동그라미 원을 길게 그리며
그 몸 땅에 얌전히 누워 안식에 잠길 때
그 위에 또 한 낙엽 떨어져 이불 되어 덮어주는 밤
어릴 적 자장가 소나무 바람소리 재우쳐 불어도
커튼을 닫지 않고 열어 놓을 테니까요
그대, 오시려거든 가을에 오세요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에 오세요
2020년 10월 19일
가을이 깊어가는 설악산에서 가을을 묵상하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연의 도래에 마주함으로 응답하는 자연과 거역되는 자신의 성상
열락의 환희는 다가와 설레임으로 지난한 고난과의 교우를 말합니다
거짓으로 세워진 높음에서 또 다른 진실을 볼 수 있다는 환희가 몸을 감쌉니다
겨울숲님의 댓글의 댓글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가을이 좋습니다. 힘들었던 여름을 견뎌내고, 이처럼 열매로 결실로 단풍으로 따뜻하게 다가온 가을이, 성숙하지 못한채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를 부끄럽게 하네요.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군요
가을은 시의 계절
가을 냄새 물씬 나서 좋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겨울숲님의 댓글의 댓글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참 좋은 계절입니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