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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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길
낙동강 강둑에는
천 년 동안 흙 속에서 살아온 불상이 있습니다
해 질 무렵에는 딱새들
고픈 배를 채우느라
마구 쪼아대
하얀 피가 쏟아집니다
누군가 기다리는 것은
저 불상 안에 드는 것입니다
추녀 끝에 흔들리는
풍경 하나 달아 놓고 이끼 낀 마음은 매달지 못했습니다.
믿었던 중심을 버리고 온 것 같아
아득히 먼 지금도 쉬 잊지 못합니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며
오동나무 서랍장을 뒤적이면
삭지 못한 슬픔이 왈칵, 쏟아져 나옵니다
백 년을 넘기고 천년을 기다려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세월 안쪽까지 어루만지다 돌아가는 저녁
반사된 강물 빛만 넘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무언가 재료를 끝 까지 활용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훌륭한 시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쉽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 훌륭한 시 많이 쓰소서
^^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열심히 써 보긴 하겠지만....
시 다운 시는 쓰지 못 할 것 같습니다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 합니다^^
tang님의 댓글

생의 황홀이 던져주는 잉태로의 길이
순수의 폭에 안기면서
무수한 번뇌가 같이 합니다
극기의 여력이 다가섭니다
이옥순님의 댓글의 댓글

심오한 답변 주셔서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아! 신라의 달밤
그 아래에서
문득, 이차돈의 순교가 보입니다
천년의 불심으로
공수래공수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