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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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7회 작성일 20-12-08 20:18본문
선지식
누가 주는지 알지도 못한 채
꼬박꼬박 받아먹은 나이 어느덧 환갑 지나니
이대로 그냥
계속 주는 대로 먹어도 되는 건지 혹시 어느 날 갑자기
치사량을 지나는 것도 모르고 숨
떨어지는 거는 아닌지
간혹
두서너번 빼먹고 안 먹을 수는 없는 건지 어디
서랍 같은 곳에 두었다 먹고 싶을 때
한 번에 털어 넣을 수 없는지
흰머리가 늘고 있었다
그분 역시 환갑도 지났다는데 허벅지 참 튼실해
유마거사 침묵 같은 표정으로
연애 한 번 합시다 하니
벌판 가득 해바라기 꽃 같은 얼굴로 대답한다
일 년만 기다려
멋진 곳에 가서 둘이 맛있는 것도 먹고
흠뻑 한 번 줄 테니
그때 연분홍빛 넉넉하고 탱탱한 귓불이 마치
문수보살 화현 같았는데
그 말
왜냐하면 다시 오지 않는 것은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미 가고 없는 것은 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며
이미 두 번씩이나 본 것은 다시 볼 일이 없기 때문
누가 주는지도 모르고 먹은 나이가 억울한 건
오지 않는 것은 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말
흠뻑 한 번 준다 하는 것은
이미 두 번씩이나 본 것은 다시 볼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
누가 주는지 분명한 저 선지식 한 꼭지
먹으려면
죽어도 죽지 말고 꼭 일 년 더 살아야 할까 보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자이신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40세가 되었습니다
시는 잘 읽었고 괜히 궁금해집니다
시마을에 40세 이하의 처녀가 있는지;;
시마을 시인이라면 결혼해도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괜히 궁금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