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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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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31회 작성일 20-12-17 09:38

본문

시국時局 / 백록

 

 

정체 모를 역병이 이 땅으로 창궐하더니

미치고 팔짝 뛰는 경자의 정신머리는

갑신이 정변인지 갑오가 경장인지

무지 갑갑하다

 

자고로 지금은 양성과 음성을 판가름하는

천 명의 시대

하물며 정자와 난자를 이간질하는
천명天命의 시대

눈치껏 그 어간을 헤매고 있는 나는

참으로 어리석은 백성이다

마지못해 여성으로 진화 중인

거세기의 중성이랄까

 

추위를 각시처럼 품은 밤은 점점 깊어가고

며칠 후면 그 오르가슴인 동지다

근처의 이브는 아마도 온데간데없을 터

이윽고 새날이 밝아오면

삼백예순날 지루했던 달력으로

소한과 대한의 행간이 얼씬거리겠지

이른바 꽃샘의 시샘으로

 

바야흐로 봄날이 비치겠지

이 궁상에게도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의 돌 / 백록


천 개의 바람과 만 개의 구름이 어우러져 흘린
천만 개의 비와 눈들이 죽기 살기로 조각한
천태만상의 초상이다

그 얼의 굴곡으로 빚어낸
신들의 얼굴이다
억겁을 꿈꾸는

파도 파도 캐도 캐도 나오는 돌뿌리처럼
삼백예순 오름으로 뿌리 내린 억새들
억억 울부짖는 초혼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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