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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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24회 작성일 20-12-27 10:31본문
요지경瑤池鏡/ 백록
세상은 요지경이다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사는
골방에서 보는 세상
그 풍경 속이다
정치는 계란으로 바위를 깨듯 허구한 날 쓸모없는 정을 치고 있고
경제는 통행금지구역의 재난지원금이 전부이고
사회는 보나 마나 거리 두기이고
문화는 오직 텔레비전이고
보이는 족족
여기가 이승인 듯 저기가 저승인 듯
그 사이 구천인 듯
그 속에선 종종
젊은이들 니가 왜 거기서 나오냐며 따지고 있고
늙은이들 탄식하며 테스형을 부르고 있다
잘난 사람도 아닌 못난 사람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어쩌라는 건지
바깥세상은 온통 마스크라며
마스크 속이라며
지금 창밖엔 쌀쌀맞은 눈송이들 희끗거리고요
그 안에선 검은 눈물이 쓸쓸히 맺힙니다
이런저런 노동들과 노숙들이
얼씬거리기 때문입니다
언뜻, 언듯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세상이 요지경 속이라는 것에 동감 하면서
테스형을 불러 봅니다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러냐구요 요?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래도 찝찝해서 연 하나 덧붙엿습니다
다 쓰고 나니 눈발이 비치는군요
요지경 속 풍경이라도
즐기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욺에 대하여 / 백록
문득, 새끼를 잃어버린 암소의 눈물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죽는 날까지 그토록 슬피 울었다던
들녘을 헤매며 몹시 흘렸다던
울컥한 ㄹ의 소리와
침울한 ㅁ의 소리를
그런 복받침을
어느덧 늙어버린 송아지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답니다
지난날 어미의 설움 같은 하얀 무덤
그 산자락을 무심코 거들떠보며
우두커니 혹은 멍하니
어멍 어멍 울 어멍 되새기멍
리을 같은 침을 삼키며
미음 같은 침을 뱉으며
몹쓸 문체의 울음으로
씨불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