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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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4회 작성일 21-01-06 10:46본문
봄빛
아버지의 춤사위는 나의 늑골 속에서 인양되지 못한 채 두 개의 복숭아뼈를 묶어버린 올무처럼 폐선으로 시퍼렇게 가라앉았다.
따뜻한 아침볕이 수면을 간지럽히듯 찰랑거리면 수면 아래로부터 떠오르는 분홍 꽃 숭어리,
어두운 수면을 헤집어 차고 오르는 날치처럼 자리가 피어올랐다.
먼 데서 찾아온 아이들도 덩달아 바닥에서 솟아오른 물기둥을 타고 올라 몸을 내던지며 수면 위로 차올랐다.
수면을 뒤집어놓듯 감아올린 갈조의 자반 위로 숨 돌릴 틈도 없이 아이들이 뛰어간다.
내 유년의 꽃과 나비를 수놓은 새하얀 료칸의 풍경도 아이들 따라 떠내려가 버렸다.
축축한 다다미에 멈추어 선 푸른 눈동자,
해구의 바닥에서 내 아버지가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는데 아이들도 아버지의 춤사위를 따라 흐느적거리며 사라져버렸다.
연보라빛 파문을 일으키며 피어오른 자리 떼가 거센 등뼈를 세우고 공중제비를 돌며 시퍼런 하늘 위로 둥둥 떠다닌다.
댓글목록
미상님의 댓글
미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날건달 시인의 시에서 코렐리 시인이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떻습니까
시가 더욱 발전했다면 좋은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고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적어 봤습니다. 이 시에 대고 코렐리 시인님 운운하시면 그분께서 싫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아무튼, 좋은 말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