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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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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69회 작성일 21-01-13 13:13

본문

* 녹는다

 

녹는다

강물에 칼을 담갔던 동장군이

얼굴부터 발끝까지 오늘은 살살 녹는다

강가에도 심심한 갈대 사이로

햇살이 목욕하며 아침부터 새들을 데려가 헤엄치고 있다

사금파리를 깨문 듯

겨울 옥문의 철창을 바라보던 눈구름 속 해가 간만에

인내의 영광을 누리며 눈부신 화염의 불소시게를 타닥거린다

햇살이 창밖의 고드름을 핥을 때

아내는 커피를 끓이고 흰쌀로 밥을 짓겠다

침묵의 겨울이 들어찼던 가게는

다시 영웅님의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나는 그새 며칠간 밖에서 밀치는 한기를 못 참고

주방 쪽에서 홀로 문 닫고 얼어 죽은 수도꼭지를

새 놈으로 바꿔주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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