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 그 어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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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88회 작성일 21-03-13 10:27본문
흑과 백, 그 어간에서 / 백록
붉은 사과를 씹으며 푸른 날의 에덴동산을 기어오른다
그 기억의 껍질을 슬겅슬겅 벋기며
하얀 살 허겁지겁 삼키며
검은 씨 툭툭 내뱉으며
언뜻, 도스토옙스키를 소환한다
나의 죄와 벌을 생각한다
그 가운데 지난날의 푸른 것들이 붉게 물들고 있다
푸른 것은 하얀 죄의 시작이라 규정하며
붉은 것은 검은 벌의 끝이라 단정하며
하얀 건 평화라 떠벌리며
검은 건 전쟁이라 까발리며
톨스토이를 떠올린다
이윽고 동백꽃 뚝뚝 떨어지던 섬의 무자년
사월의 검은 달을 떠올리며
삼일의 하얀 해를 떠올리며
물불을 가리지 않던 홀로코스트적 망상들
혹은 킬링필드적 망령들
그 물과 불의 관계를 생각한다
그 사이를 어룽거리는 흑묘백묘를 소환한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얼룩배기면 어떻고
얼룩빼기면 어떻고
얼룩백이면 어떠랴
머잖아 잿빛이거늘
어차피 무색이거늘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직 자신이 살아 있음을 자각하고
누군가에 머리를 숙일 수 없고
언뜻 보기엔 일종에 혁명 같고
그 가운데 푸른 것들이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잘 감상 하고 갑니다 ....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렇듯 생각했습니까?
그냥저냥의 소회일 뿐입니다만
세월은 그렇게 흘러~
그렇게 기울고 있답니다
어느 노랫말처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