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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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87회 작성일 21-03-14 09:35본문
허송虛送 / 백록
불면의 밤을 고장난 재봉틀에서 누비다 만 허투루의 시간이다
밤새의 박음질로 박재된 박쥐의 새벽이랄까
설친 잠에서 뚝 부러져버린 바늘 같은 시각 하나가 달력에 걸려 절룩거리는 절기며
시도 때도 없는 물때를 향한다
문득, 태공이고 싶은 세월을 잠꼬대의 초릿대로 붙들고
별 볼 일 없는 시어 하나라도 낚아볼 요량으로
백록담으로 출렁이는 구름의 낌새와 바람의 행방을 훔치며
눈에 띄지 않는 일천구백오십 미터의 낚싯줄과
곶자왈 귓가시낭 같은 미늘이
비장의 무기라며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은 감성을 가진 듯
반갑습니다 시인님
발자국 꾹 찍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구한날의 잠꼬대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흑화 혹은 흙꽃 / 백록
어느덧 그림자 속을 헤매는 꽃
무른 수컷의 이름이다
그냥 검은 꽃
그렇다고 흑장미가 아니다
목련이나 매화처럼 하얗게 피다 질
그런 꽃도 아니다
물론, 소월의 진달래도 아니고
석중의 개나리도 아니다
이런저런 무수의 꽃도 아니고
누구의 그 꽃도 아니다
흙에서 나고 자라 그림자처럼 피다 질
이름조차 거추장스러운
그 기역들의 기억마저
무릇 검게 흘려버린
무명초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