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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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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5회 작성일 21-04-14 17:32

본문

봄비 




자, 이제 봄비를 맞으러 가죠.


여백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라 하시면 내가 찾아온 간이역 시린 연청빛이 시야를 침범하는 그 텅 빈 광장, 새잎 만발한 사과나무 아래 놓인 의자, 박새와 호롱불이 바쁘게 드나드는 내 마음의 빈집......


그들은 아주 멀리 부풀어오르는 구름의 호흡 사이에 숨어 있습니다


바다 이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여백으로 나는 떠나왔습니다


잔잔한 것이 흩지는 소매를 펄럭입니다


그들은 쏟아지는 봄비의 은빛 궤적 안에 있습니다. 


내가 알 수 없는 아주 은밀한 방식으로


내가 닿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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