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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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15회 작성일 21-04-20 09:05본문
두릅 / 백록
해마다 거름 없이 철없는 중생들에게 모가지가 무참히 잘려도
소름 같은 가시를 품고 동안거의 등신불로 고행하다
봄이면 영락없이 환생하는 너의 정체는
영주산瀛洲山의 전설이지
칼바람의 광질과 눈보라의 매질에 은하를 향한 백록의 눈빛조차 꼼짝없이 얼어붙어버리는
눈 무덤 속 추위를 무릅쓰고 거듭거듭 되살아나는 너의 영혼은
어쩜, 진시황의 불로초지
파릇파릇한 네 목숨을 굴비처럼 한 줄에 열 개씩 두 줄로 엮으면
비로소 한 두릅으로 비치는 수상한 너의 본색이야말로
하늘을 바다로 여기며 산을 섬으로 섬기며
억겁을 할락할락 살아가는 너의 삶이야말로
할락산의 끈질긴 내력이지
그 끈기는 천생 나의 전생들
그 초상을 닮은 나무의
아미타불이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 같은 날의 오후* / 백록
봄 같지 않은 어느 공터에서
복면의 산 자들이 제 그림자들과 함께
복식의 배드민턴을 콕콕 치고 있다
관중은 뉘엿뉘엿 기울어지는 해와
그의 그림자 하나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랫만에 들어 와도 여전 하시네요 시인님
오지에 살다보니
봄이면 환생 하는 두릅을 실컷 먹어봐서
좋은점도 있네요
끈기 있는 나의 생이 되겠지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릅은 불로초랍디다. ㅎㅎ
우리는 그런 바램 같은 그림자일뿐이지만
시인님도 자연을 벗삼아 건강하셔야죠
그런 의미를 담아 횡설수설해봅니다///
그림자 / 백록
새벽을 뚫고 나온 그림자 하나가 서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갈수록 점점 작아지던 그림자가 문득 자취를 감추던 곳, 선인들 그곳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했으므로 도리없이 하늘을 우러러 제 갈 길을 여쭈어보았는데 뒷걸음질로 계속 가라 했다. 힘이 들면 천천히, 숨이 가쁘면 기어서라도 기꺼이, 돌아서자마자 다시 나타난 그림자 하나가 걸어온 쪽을 등지고 쉬엄쉬엄 걸어가고 있다. 이순耳順의 언덕을 넘어 고희古稀의 고비를 향해 조심조심, 노을이 울긋불긋 춤을 추는 해탈 같은 저 끄트머리로 헛 몸피를 키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