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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과 상처 사이에 부등호를 그린다면 어디로 향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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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꼬마詩人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5회 작성일 21-05-04 01:45

본문

셀 수 없는 상처에 이름표를 붙였다

1. 돌이켜 보면 쏘아보던 눈길만큼이나
손톱은 손바닥을 제 집인양 파고들었다
그렇게 흘러내린 피를 주먹으로 그러쥐고서
모르는 척 눈을 감았다
뻔뻔하게 생겨난 자상 하나

2. 덜 익은 복숭아 처럼 건넨 한마디
향기는 걷잡을 수 없이 달콤했었다
홀린 듯 둘러싼 거친 껍질을 벗겨 내다
어설프게 긁혀버린 찰과상 둘

3. 뒷모습을 타고 흐르는 겨울
그 경사면을 따라
쓸어 내려오는 눈사태
곤두박질치는 온도
한참이나 맴돌다
빨라진 맥박 어딘가
우악스럽게 틀어 박힌 동상 셋

와중에도 심장에 번진 불을 끄지 못해
갈피를 잡지 못한 건
소방수가 도착하지 않은 탓이라
시간은 더 없이 더뎠다
태워 먹은 누룽지 그 반대편 만큼
가슴은 비명을 질렀다
그렇게

타버렸다

깨끗했던 쌀알로
돌아갈 수도 없었고
씻어낼 수도 없었다
당신으로 채워 넣지 않은
어제
오늘
내일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다시 곪아 터진 상처를 더듬는다
처음 마주한 그 순간이
꽃가루 날리듯 온통이다
조심스레 쓸어 담아 맞춰본다
만 피스 짜리 퍼즐 맞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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