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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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8회 작성일 21-05-09 09:25본문
오월 어느 날 / 백록
어둑해질 무렵
‘할망, 어드레 감수광’
검은 눈깔 벌겅허게 뜬 돌하르방이 무심코 굴리는 말씀이다
근처엔 할망의 치맛자락은커녕 축 늘어진 내 그림자뿐인데
구시렁거리며 곰곰이 뇌까리다 보니
아마도 내 꼬락서니를 향해 툭 내던진
소리 없는 놀림인 듯
허기사, 수컷의 기억을 잃어버린지도 꽤 오래되었으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얼씨구 절씨구
한참을 머뭇거리던
궁상의 각覺이다
사뭇 불썽사나운 중성기
치우의 표정이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월과 나비 / 백록
오월은 보리가 익어가는 길목이다
그 표정은 대체로 누렇다
그 감정은 제법 까칠하지만
허기로 군침이 돈다
오월은 담벼락으로 월경하는 장미가 회춘을 꼬드기는 행간이다
가시 돋친 줄거리로 활짝 핀 매무새는 몹시 붉다
꿈틀꿈틀 기어오르는 낌새로 조바심의 오르가슴을 부추기고
궁상맞은 사정으로 노파심이 얼씬거리지만
그런대로 잠시 오감을 만족시키는
흥분의 도가니다
오월은 나의 비행이다
이 꽃, 저 꽃, 그 꽃을 기웃거리던
혹은, 그 유혹에 허우적거리던
젊은 날의 날갯짓이다
나의 오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