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전역(杻田驛)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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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57회 작성일 21-06-16 00:42본문
추전역(杻田驛)에서
높고 외롭다는 추전역에서 구름에 감싸인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청록빛 침묵이어서
아무리 해도 내 슬픔으로부터 당신을 가리기에는
무리 같았습니다. 그림자가 설핏 운무 속에 비칩니다. 그림자가 흐릿한 유리창 위를
스쳐지나갑니다. 저 허공 속에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꿈을 꿉니다. 텅 빈 의자를 찾아
앉아도 무릎에 상처난 상나무 잎들을 앉혀도 내게는 오직 당신뿐입니다. 당신도 간절히
누군가의 이름을 추전역이라 잘못 불러본 일 있으십니까?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시 뒤숭숭한 꿈결을 걷고 왔네요.
생시 같은 꿈길에서 추전역엘 갔더랍니다.
대합실 밖에는 장대비가
예수의 옆구리를 찌른 롱기누스의 창처럼
정수리로 내려 꽂힙니다.
김 서린 대합실 유리창 너머로
카르바조의 익사한 창녀도 보이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도 보이는 밤,
그리움의 눈빛
선로 위로 던져 주자 기차는 저만치 떠나가고 없네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자다가 깨서인지 마음이 어수선하고 뒤숭숭합니다.
평안 하시길요.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전역에는 두번 갔지만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나서야 그 이미지가 선명히 떠오르기 시작하네요.
가장 높고 외로운 자리에서 버티어가는 추전역이 그립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