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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60회 작성일 21-07-02 07:53

본문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에

밥맛이 뚝 떨어진다

마침 내리는 비가 왜 이리 서러운지

목이 메어 입에 든 밥을 뱉어낸다

흩어진 밥알의 모양이 악재를 뜻하는 것 같아

서둘러 치우고

일찌감치 불을 꺼 잠자리에 든다

 

오라는 잠은 안 오고

천둥번개가 시끄럽게 하는 것도 모자라

벽에 붙은 밥알을 떼어내지 않은 게

오점이 되어 여간 신경 쓰이는데

일어나기 귀찮아 망설이다 결국

불을 켠다

 

발버둥 치는 내 삶처럼 식은 밥알이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흰자위만 보이며 소름 끼치게 쳐다본다

떼어내려 했더니 저항이 만만치 않다

뭐랄까 끝까지 지키고 싶은 자존심이랄까

그냥 내버려 둔 채 불을 끄고

자리에 누우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잠이 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운석처럼 굳어진 밥알이 어둡기만 한 공간에서

밝게 빛난 것만은 명백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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