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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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01회 작성일 21-07-05 00:02본문
돌 울타리 너머 잿빛 구름이 몰려온다
줄곧 시래기 무밭으로 눈알 던진 사내가
근심스레 하늘 한번 올려다본다
길섶에 샛노랗게 핀 금계국 꽃숭어리에
꽃물 빠는 앳된 일벌 한 마리
얼떨결에 젖은 밥술을 말리듯
뱃가죽을 바짝 들이대고 미동도 없었다
뒤뜰 장독대에는 빗소리가
팽이처럼 뱅그르르 제 몸을 감아 돌린다
핑핑거리는 빗줄기 사이사이마다
참새 몇 마리 공중으로 곤두박질치고
바지랑대에 널어 놓은 마른 넙치가
빈 마당을 날렵하게 맨발로 가로질러
시래기 무밭으로 홀연히 달려가버린
여름날,
그 무더웠던 하루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마가 오기 전 일상을 잘 담아내셨군요
잿빛 구름이 가시면 무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겠지만 돌고 도는 자연의 순리가
모든 질서를 잡아주리라 생각합니다
자주 길어 올리시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평안한 시간 되세요^^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격려의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습작이랍시고 나름대로 이리저리 적어 보긴 하는데
사실 너무나 부족한 저 자신을 느낍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시인님의 좋은 시, 자주 뵙길 고대합니다
건강하세요^^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이미지가 선명하게 머리속을 파고드는 시어들이 너무 좋습니다.
...핑핑거리는 빗줄기며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감칠맛이 팍 나는게 너무 좋으신 작품입니다.
머물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건달님의 댓글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은미늘barb 시인님!
졸 글이라 부끄럽습니다만
저의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시고
좋은 말씀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사실 시에 대해 문외한입니다.
늦은 나이에 무작정 시가 좋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시인님께서 올려주시는 시도
열심히 읽으며 배우고 있습니다.
시와 함께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빕니다.
건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