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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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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21-07-16 11:36

본문

고래 

 

고래가 지나간다

양주 마시는 술고래가 아닌

로또 청약에 당첨된 밍크고래나

고급 향수를 뿌리는 향유고래도 아닌

그렇다고 자산이 많은 대왕고래도 아닌

소주가 제격이라 촌스러워 보여도

마이너스 통장이라 궁핍해 보여도

돈이 모이지 않는데 꿈은 거창해 보여도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없이 살아 보여도

할 수 있는 이상의 몸부림으로

따개비처럼 달라붙어 기생하는 시련을

떼어내고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지만 확실한 물보라를 일으키며

고래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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