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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백마술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2회 작성일 21-10-21 21:28

본문

틈에 꽉 차게 들어앉은 냉장고 아주 비좁아 그림자도 머물지 못한다 그 옆에 싱크대 벽들을 둘러싸고 물한방울 흘리지 않겠다 다짐한다 달력 하루하루 빼놓지 않고 다음 숫자를 가르키고 30 31일을 한장 한장 들어 앉았다 의자 수평의 틈을 주지 않겠다고 정확하게 평행하게 바퀴까지 돌아간다 책상 서랍과 서랍 안틀이 이가 꽉 맞아 손가락이 찧일까 걱정이다 식탁 네모서리 그 가운데 네다리들이 불편할까 조바심 나지만 절대 부딪힐 염려가 없이 식탁의자에 딱들어 맞다 책장 들쑥날쑥한데 없이 정확하게 수직으로 맞아 떨어진다 문 네모 반듯하게 바람이나 소음이 들어설 곳 하나없이 완벽하다 콘센트 코드말고는 빛하나 들어서지 못하게 딱들어맞다 스위치 정확하게 켜고 꺼지게 똑딱거린다 시계 1초 1초 틀린적이 없다 인간에 빈틈이란 시간만 주어진다며 이처럼 완벽하다 틈하나 없는 인간에게 빈틈이란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완벽한 물건들이다 자연은 거침없이 뻣어나가며 햇빛과 물과 토양만 있다면 사방으로 뻗어나가지만 가지런하다 어쩌면 인간은 결국 완성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것 역시 인간이 만든 것이라 완벽하다 생각지 못할 것이다 오직 신만이 완벽에 가깝다 그것이 신과 인간을 구분 짓는다 인간을 닮은 모든 조형물들은 인간의 실수와 같이하며 허술하다 신은 생명의 혼을 놓고 정신을 자유로이 하지 않았으며 완벽을 추구했다 신이 만들어놓은 모든것엔 먹이를 쫓는 동물들의 미완을 주었지만 완벽하다 태양과 달 행성과 우주속 블랙홀과 화이트홀은 실수하지 않지만 거대한 미궁이다 단지 인간만이 빈틈이 있고 빈틈을 메우려고 한다 이것이 인간의 완성품 모든것에 존재하며 인간의 생명체만이 실수를 한다 빈틈이란 메우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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