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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4회 작성일 21-11-25 00:01

본문

눈 오는 밤


발가벗은 저녁이 얼어붙은

그 길가 모서리에 책등 하나

눈 내리는 겨울밤 모닥불처럼

갈피 속에서 빠져나온 글자들이

눈송이로 펄럭이던 밤

하얀 음표들이 진눈깨비가 되고

벽난로에서 튕겨져 나온 불티들이

새하얗게 울부짖는 발자국으로 돌아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바닥의 밑바닥까지 덮어주는

새까만 눈송이가 되고 싶다

솜 이불이 되고 싶다

물수제비가 물의 등을 내리쳐도

떨리지 않는 얼음 바닥이 되고 싶다

무채색이 되고 싶다

댓글목록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리움님의 눈오는 밤을 걷고 싶어요
바닥의 밑바닥까지 덮어주는
무채색의 음표를 그리면서
이 겨울 꼭 한번은 그렇게...

바리움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시인님의 정한수 같은 시를 감상하며
점점 모질게 변하는 저의 素心을 갈아엎길 반복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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