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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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8회 작성일 22-02-07 09:06본문
봄의 육식六識/ 백록
봄은 표정이 있지요
이를테면 아지랑이 몽글거리는 가운데
새싹들이 움트는 낌새 같은
봄은 소리가 있지요
동녘에서 이는 샛바람에 꿈틀거리며
동면에서 깨어나오는 움직임 같은
봄은 냄새가 있지요
달래와 냉이처럼 새초롬하다고 할까
눈을 녹인 흙내의 향긋함이랄까
봄은 맛이 있지요
얼어붙은 혀끝을 유혹하는 맛이랄까
시린 혓바닥을 어르고 달래는 맛이랄까
봄은 겨울이 낳은 몸이지요
어쩌다 바다로 흘린 모자반이나 몰망과 이름씨가 같은
긴 산통에서 애를 쓰다 막 태어난
초심初心의 생명 같은
봄은 나의 영혼이랍니다
자나 깨나 초록의 회춘을 바라는
정신머리의 아우성이랍니다
초혼의 깃발이랍니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를 읽다가
봄이 오고 있구나...
그래서 저도 봄 시를 떠 올렸답니다
분명 봄은 오고 있는데 ...
혼탁한 봄이 오는 듯 해서 기쁘지 않담니다
그럴수록 건강 유지 하셔서
건강한 봄이 되시길.....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한 봄을 기다립니다///
봄이 오는 소리 / 백록
봄이어도 막상 봄이 아닌 백두산자락은 세상을 향한 원망인 듯
시도 때도 없이 쿵 쿵 하늘을 찌르는 소리 요란한데요
북한산기슭은 그러거나 말거나 아직도 동면 중이고요
설악산은 설마설마 가슴을 졸이며 설레고 있고요
화악산은 화륵화륵 애간장을 태우고 있고요
속리산은 속속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고요
팔공산은 팔짝팔짝 뛸 요량으로 바짝 웅크리고 있고요
지리산은 지루함에 휩싸인 노고단의 노곤한 눈빛이고요
출렁이는 바다 건너 한라산 영봉은
여태 하얀 생각뿐이라는데요
지금쯤 그 산자락 그 기슭엔
소곤대는 설중매의 하얀 소리가 비치고
촐싹대는 개나리 노란 웃음소리며
몸살 난 진달래 붉은 울음소리며
울긋불긋한 산유화의 소문들
야단법석일 텐데요
입방아들 너무 거리를 두는 탓인지
마스크에 오래 갇힌 탓인지
어찌 된 영문인지
깜깜무소식이군요
귀청은 몹시 간지러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