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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22-02-20 17:15

본문

 

- 비수

 


길을 간다

어느 길이 이미 들어선 길과 이어진 길을 간다

그럼에도 뜻한 길을 찾아 그 길을 간다

가던 길이 갈림길이라면 잠시 망설이기도 하지만 일단 길 하나를 택해 그 길로 간다

가다가 막히거나 썩 내키지 않으면 되돌아오고 다시 다른 길로 간다

물론, 그 길이 확 트였기를 희망하며

오르라면 오르고 내리라면 내리고 오른쪽으로 가라면 그리 가고 왼쪽으로 가라면 그리 가고

그 길이 곧바로 가라면 그리 가고 이리든 저리든 아무튼 돌아서 가라면 또 그리 가고

길이 가리키는 대로 간다

목적한바 어림 반을 넘었다면 되돌아가기엔 이미 늦었을 터

그냥 그대로 끝까지 간다

가다가 험준한 산을 만난다면

아득바득 기어서라도 기어코 갈 것이다

가다가 깎아지른 천길 벼랑이 닥친다면

죽음을 감수하고 뛰어내려서라도 갈 것이다

머잖아 일흔을 향한 내리막길이지만 

그게 바로 나의 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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