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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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75회 작성일 22-03-21 23:15본문
신기神氣 / 백록
밤마다 찾아오는 그림자들
요즘 따라 부쩍 늘었다
죽은 귀신, 산 귀신,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귀신들
밤이면 밤마다 그들과 만나는 반죽음의 나는
그들이 죽었는지 아직 살아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는데
마침, 용하다는 보살이라는 분이 나를 보더니
대뜸, 하시는 말씀
신기가 씌었단다
신기가 비친단다
이윽고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당신이 만난 귀신들은 누구냐며
나는 잠시도 망설임 없이
술술 답하고 말았다
그제는 울 할머니를 닮은 젊은 여자가 나타나더니
늙은 나를 은근히 유혹하더라는 것과
어제는 일찍 죽은 친구가 내가 되어 나타나더니
그녀를 몰래 만나고 있더라는 것을
이윽고 보살님이 당신의 왼손을 검지로
톡톡 읽는가 싶더니
툭 내뱉는 한마디 점지
‘신이 내렸구나’
비가 오는 그날 나는
툭,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았다
톡톡, 터뜨리는 목련꽃을 보았다
바람이 부는 그날 나는
문득, 전생의 죽음이 얼씬거렸다
찰나의 내생이 희끗거렸다
그날 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목격했다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神氣가 없이 어찌 무언의 나팔을 불으리오
문학은 오름氣, 오름氣를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오니
전생에 화양연화(花樣年華) 를 목격하셨으니
이만 하산하여도 될 줄로 아뢰옵니다.
붓끝이 부드럽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백록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여여하시지요
목격한 척하는 겁니다
ㅎㅎ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헉,,, 김시인님
박수 무당이 되시는 줄
깜놀이었습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귀신들이 자꾸 부추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