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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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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52회 작성일 22-03-22 20:00

본문

물의 불/ 미소..




붉은 노을이 유혹하는 시간
강물이 붉게 물든다

한바탕 날개를 펼친 석양은 한결같이 떠나고
그의 재를 뒤집어 쓴 강은
긴 밤을 뒤척인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길목 
불은 물의 가슴을 또 함부로 지나가고
물은 다시 애처롭게 젖어 
붉은 눈으로
불의 너울에 황홀하게 빠져든다

시야 가득 불과 하나 되어 무릉도원을 날다가 
퍼뜩 꿈 멍에서 돌아온다

밑에서 
올려다만 보는 이상적인 공허
당신이 만들어 내는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과 경력결핍 
물의 긴 문장에 담아 달랜다
오늘도  
불이 물을 기차의 차창너머처럼 바라보는 길목에서 
살아있는 화석이 되어 당신을 기다리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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