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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7회 작성일 22-07-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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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 미소..





땅속 깊어 퇴화된 눈 하나 빛 밖으로 끌려 나왔다
눈이 따갑다
몸은 부풀고 치열하게 꼬이는 발
팔 겹겹 
힘 부딪는 어깨

색채 분별은커녕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쥐어진 붓으로
정원의 작은 틈 하나 연두 칠을 한다

사랑도 모르면서
바람이 불면 구름이 뭉치고 비가 내렸다
바람이 불면 울부짖는 구름이 쏟아졌다
견디어 내면 틈이 굵어진다
굵은 가지들을 가진 나무는

바람이 불면 가슴을 말린다
가뭄 든 가슴엔 비가 없어 조용하다
건조한 눈으로 바람을 가만히 놓아 준다

틈을 휘젓던 바람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틈을 돌아본다
틈이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한 꺼풀 벗은 눈은 바람을 처음으로 가장 선명하게 보았다
바람이 바람 된 이유에 대해서
채워주지 못하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바람이 정지된 눈은 처지를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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